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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 우물가> 이재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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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혜란 작성일12-08-13 14:48 조회28,3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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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깨트려진 마음 사이로

- 쉼 그리고 그 이후 -

 

이재용 목사(木思) / 온가족 캠프 강사

내 생애 가장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우물이 아닌 뙤약볕에서 주님은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땀방울로 받아내셨고,

쉼을 위한 아주 특별한 초대는 ‘바베트의 만찬’처럼 흥분되었다.

하이테크 시대에 하이터치를 통한 만남이 바로 쉼이다.

척박한 광야 로뎀나무 아래에서 쭈그리고 앉아 죽기를 구했던 엘리야의 모습 속에서 희망을 붙잡았다. 왜냐하면 그 절망의 순간이 쉼을 위한 초대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구운 떡과 물 한 병으로 먹고 마시며 쉼을 통해 기운을 차리게 했다. 그런 후에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했다. 쉼은 삶의 정지가 아니라 삶의 훌륭한 일부분이다. 쉼은 시간이 남아서 쉬는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내려놓음이다. 인생의 광야는 스트레스의 연속이지만 로뎀나무 아래에서 쉼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내려놓지 못하는 삶의 멍에를 죄책감 없이 내려놓음이 쉼이다.

진정한 쉼은 인생의 무거운 멍에를 주님과 함께 메고 가볍게 하는 것이다.

 

광야 길에서 나무 한 그루는 자신의 그늘을 기꺼이 내어주며 쉼을 제공한다.

하지만 들판에서 낡은 추억속의 누더기를 걸친 허수아비는 쉼을 제공하지 못한다.

허수아비! 처음에는 익살스러움과 친근함에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그러나 오랫동안 시선이 머문다면 슬픔이 묻어난다.

아무에게도 자신의 힘으로 한걸음도 다가서지 못하는 허수아비,

그렇기에 서서로 쉼의 자리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허수아비다.

때로는 땡볕에 바래고,

때로는 비에 젖고,

때로는 바람에 쓰러져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허수아비가 바로 당신이다.

주인의 선택에 의해 어느 밭에 세울지, 어느 들판에 세울지가 결정될 뿐이다.

무엇보다 깨트려진 마음 사이로 아물어 가는 상처들을 참새 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그래서 허수아비는 파수꾼처럼 고독이 강물처럼 흐른다. 혼자 있는 고통이 아닌 혼자 있는 즐거움으로 자신을 지켜냄이 허수아비의 삶이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땡땡이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이번 캠프의 목적이었다. 주님은 그 우산 속에서 흐르는 눈물과 땀방울을 닦아줄 손수건을 들고 기다리고 계셨다.

“사랑한다. 내 딸아 내가 너를 잘 안다.”

“내가 너의 아픔도 알고, 너의 눈물도 안다.”

 

마치 앨범에서 꺼내든 빛바랜 사진처럼 25년 전 전방 GOP에서 핀 난쟁이 국화꽃이 추억 속에서 되살아났다. 밤새도록 근무에 지친 심신을 찐한 향기로 깨웠던 그 난쟁이 국화꽃이 새삼 오버랩 되었다. 그 국화 향기 가득한 날에 영혼의 아침을 맞이했고, 삶의 터닝포인터가 되었기 때문이다.

캠프를 통한 주님의 뜨거운 사랑이 그 날의 기억들을 되돌려 놓았다.

주님의 사랑은 깨트려진 마음 사이로 흐른다는 사실을…….

옥합을 깨트린 여인, 사마리아 우물가에서 단단한 껍질 속에 상처를 감추고 있던 여인들에게 깨트려진 마음 사이로 주님의 사랑은 흘렀다.

그리고 지금은 다비다 여인들에게 흐르고 있다.

그날

2012년 어느 여름날을 가장 뜨거웠던 날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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