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분과 함께 / 이영복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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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혜란 작성일15-05-14 11:50 조회29,26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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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분과 함께(삼상14:43~45, 아2:10~13)
이영복(다비다자매회 이사장)
□ 제가 성경을 묵상할 때마다 늘 감동하는 두 가지 데모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고전 2:4~5입니다. 바로 성령의 데모 곧 성령의 나타남(demonstration)입니다. 다른 하나는 오늘 본문의 요나단의 목숨을 구해낸 이스라엘 백성들의 데모입니다. 사울이 통치하던 시기가 기원전 1010년 전후해서였으니 3,000년 전의 일입니다. 왕정하에서 일어난 감동적인 시민혁명이었다고 불러주고 싶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감동적인 데모가 일어난 배경과 전개과정을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영적 의미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 이스라엘의 첫 임금이었던 사울 왕이 블레셋과 전쟁을 치르던 어느 날 모든 백성들에게 저녁때까지 금식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풀 속에서 야생 꿀을 보고도 먹지 못하고 종일 금식을 하며 전쟁을 했습니다. 왕이 솔선수범하며 제안한 전쟁 중 온 백성의 금식. 이 얼마나 그럴듯한 영적 프로그램입니까? 그러면 전과는 어떠했을까요? 금식까지 했으니 대승을 거둘 것이라는 왕의 기대와는 달리 “아니올시다.”였습니다. 작은 승리를 얻는 데 그치고 백성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것이었지요. 이를 테면 A+를 기대했는데 겨우 B를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울 왕의 아들 요나단은 경건의 모양이 능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왕의 명령을 듣지 못해 수풀 속에서 야생 꿀을 먹었던 그는 전쟁터에서 백성들이 지쳐 있는 까닭이 금식한 탓이라는 것을 전해 듣고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꿀을 조금 맛보고도 눈이 밝아졌는데 하물며 백성이 오늘 그 대적에게서 탈취하여 얻은 것을 임의로 먹었더라면 블레셋 사람을 살육함이 더욱 많지 않았겠느냐?”
아버지인 왕의 금식 명령에 대한 아들의 반대 논거입니다. 영적 전투에서의 승리는 영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의 풍성한 은혜 누림과 더불어 확대된다는 것을 웅변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교회에도 이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교파와 교리와 목회자의 스타일, 심지어 잘 짜인 프로그램까지도 영적 전쟁에서의 승리를 제한하는 사울의 명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운 일종의 영적 공해(Spiritual Pollution)입니다. 요한복음 10:10 말씀은 예수님께서 오신 것이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할 뿐 아니라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심히 지치고 주린 나머지 결국 블레셋 사람들에게서 탈취한 양, 소, 송아지를 피 있는 채 먹는 죄를 범하기에 이르렀던 것이지요. 영적 지도자 개인의 체면을 세우기 위한 고집이나 강요는 자칫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해주는 대목입니다. 이쯤 되면 온 백성의 금식이라는 사울왕의 영적 프로그램이 B학점은커녕 C학점도 받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독교 이단들의 잘못된 성경해석이나 그것에서 비롯된 온당치 않은 종교적 행위의 강요는 가히 예수님이 지적한 대로 생명을 빼앗는 도적질에 비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오늘 읽은 사무엘상 14장 43~45절의 이야기는 사울의 금식 명령을 어겨 죽음을 당할 위기에 직면했던 요나단을 구하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궐기하는 장면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일을 한 자를 죽게 할 수 없습니다.” 한 마디로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는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 영적 시민혁명이었던 것입니다. 읽을 때마다 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장면입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한 몸을 이룬 몸의 각 지체로서의 다비다 회원들을 뜨겁게 사랑하며 격려와 중보를 아끼지 않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죽은 생명이 살아나게 하고 하나님과 함께 일한 자를 죽도록 버려두지 않는 감동이 있는 진정한 교회의 비밀을 가진 다비다자매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사랑하는 다비다자매 여러분, 어느새 봄이 왔습니다. 부디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아가서 2:10)라는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으며 주님과 함께 동행하고 동역하는 영혼의 봄을 맞이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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