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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과 우리의 생명 발자국(시77:19) / 이영복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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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5-07-15 10:39 조회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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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과 우리의 생명 발자국(77:19)

이영복 장로(본회 사무국장)

 

주의 길이 바다에 있었고 주의 곧은길이 큰물에 있었으나 주의 발자취를 알 수 없었나이다."(시편 77:19)

 

이제 장마와 함께 더운 여름이 시작되겠지요? 오늘 안젤라 1조에서 정영미 조장님이 멋진 시 낭송회를 열어주셨는데 그에 대한 화답도 하고 더위도 조금 식힐 겸, 제가 시를 한 편 낭송하겠습니다. ‘여름 발자국이란 시입니다.

 

여름 발자국(summer footprint)

 

비 온 뒤 여름 숲속 계곡에는

형형색색 물소리가 수 천 개인데

 

발 담근 내 마음속 서재에는

푹 젖은 빈 원고지가 수 천 장이라.

 

, 어떡하나?

계곡에 담갔던 두 발로

텅 빈 원고지 슬며시 가려나 볼까?

 

아서라,

한 글자도 못 써놓고

족문(footprint)이라니?

 

차라리,

계곡 물결 위에 찍혀 있는

그분의 여름 발자국들을 찾아보련.

 

(2024.8.6. 소온)

 

작년 여름, 양평의 리틀포레라는 카페 앞에 있는 숲속 계곡에서 많은 물결 위에 새겨진 하나님의 발자국을 느끼며 제가 썼던 시입니다.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보니 제 마음 속에 시상이 떠오르긴 하는데 이상하게도 한 줄도 표현해 내지 못하고 있었지요. 그런 압박감 속에서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의 생명력 넘치는 흔적, 물결위의 그분 발자국을 보았던 감동을 표현한 시입니다.

 

1. 자연 속의 그분 발자국

 

여러분도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 속에서 이런저런 생명 발자국들을 보셨겠지요?

바울은 로마서 120절에서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라고 했지요. 하나님은 창세로부터 지으신 만물을 통해 능력과 신성을 분명히 드러낸다고 했습니다.

다윗은 시편 191~2절에서 이런 시를 썼어요.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 속에서 당신 자신의 존재와 권능을 알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물 속에 새겨진 하나님의 발자국은 육신의 눈이 아닌 믿음의 눈으로 보아야 보입니다. 더욱이 하나님이 자연을 통해 기적을 베푸신 현장에서도 하나님의 발자국을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랬습니다. 하나님을 불신했지요. 신명기 292~4절에서, 모세는 그들이 깨닫는 마음과 보는 눈과 듣는 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본문으로 읽은 시편 7719절에서 시인 아삽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주의 길이 바다에 있었고 주의 곧은길이 큰물에 있었으나 주의 발자취를 알 수 없었나이다." 시인은 하나님이 홍해를 가른 기적 후에 다시 원래대로 돌이켰기에 주의 발자국, 그 흔적을 알 수 없다고 표현한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이 구절에서 시인 자신은 물에 찍힌 하나님의 발자국을 믿음의 눈으로 보았으면서도, 육신의 눈으로 보면 보이지 않는다는 반어법을 시에 사용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2. 말씀 속의 그분 발자국

 

다음으로 말씀 속에 새겨진 하나님의 발자국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당신의 뜻과 구원의 길을 분명히 알게 하신다는 점에서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요한복음 114절을 보십시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 하나님의 말씀은 그냥 글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살리기 위해 독생자를 주신 그 큰 사랑이 묻어나는, 생명을 살리는 발자국입니다. 성경의 말씀마다 엿보이는 하나님 발자국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 넘치는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2장에는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붓고 머리털로 씻어드린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마르다의 동생 마리아입니다. 주님의 십자가 지고 가는 발자국을 미리 그려보고 십자가의 죽음과 장례를 예비하는 행위를 했던 것이지요. 부엌일을 잘하는 언니의 견제에도 아랑곳없이 예수님의 발 앞에서 늘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기에 그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 말씀을 들으며 그 말씀 속에서 주님의 발자국을 보았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예수님의 발에 값비싼 나드 향유를 붓고 머리털로 닦아주는 여인의 모습에서 어디에 초점이 맞춰지는가요? 비싼 향유인가, 여인의 머리털인가, 예수님의 발인가의 질문입니다. 노동자의 거의 1년 치 연봉인 300 데나리온이라는 엄청난 값이 나가는 비싼 향유에 먼저 시선이 끌리기 쉽습니다. 요한복음 124~6절을 보면 가룟유다가 그랬습니다. 가난한 자에게 주지 왜 낭비를 하느냐고요. 성경은 그것이 가난한 자를 위한 제안이 아니라 본심은 도둑질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지적했지요.

우리도 비싼 향유나 여인의 머리털에 초점을 두기가 쉽습니다. 마리아의 머리털에 감춰진 예수님의 발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목사님이 향유를 부은 여인에 대해 설교를 하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2012년 어느 가을날, 딸아이와 함께 드린 예배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딸아이로서는 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1년 남짓 머문 미국에서 돌아온 후 오랜만에 드리는 7시 저녁예배였습니다. 딸아이는 친구와 따로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같이 앉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설교 도중 예상치 못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목사님은 설교 내용에 맞춰 준비해 온 큰 항아리를 깨뜨렸고 스텝들은 성도들이 앉은 자리 중간 복도를 따라 페브리즈 방향제를 뿌리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예배당은 향기로 가득했고 뒤에 앉은 분이 기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걱정이 되었습니다. “딸아이는 페브리즈 방향제가 질색인데, 못 견디고 나가면 어떡하나?”

설교가 끝날 무렵 시계를 보니 거의 8시가 다 되었습니다. 지방에서의 직장 근무를 위해 8시 반 기차를 예매해 놓은 것이 후회가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저녁예배에는 참석하지 않고 바로 지방으로 내려갔는데 딸아이가 모처럼 예배드리는 현장이니 잠시라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참석한 것이었습니다. 기차 시간을 뒤로 미룰까 생각하고 있을 때 딸아이에게서 휴대폰 문자가 왔습니다. “아빠, 서울역에 가고 있는 거지? 내 걱정 말고 잘 내려가.” 설교가 끝나고 저는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가 막히는 일이 내 앞에 벌어졌습니다. 교회 부근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어묵을 먹고 있는 딸아이와 마주친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시간이면 제가 이미 서울역으로 떠났을 것이라 생각하고 교회당을 빠져 나온 것 같았습니다. 딸아이에게 속았다는 데서 비롯된 실망감이 해일처럼 가슴 한 복판으로 밀려왔습니다. 딸아이가 아예 처음부터 예배에 들어가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아빠의 예상치 못한 등장에 당황한 딸도, 실의에 빠진 저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택시를 타고 서울역으로 가는 중 딸아이에게서 휴대폰 문자를 받았습니다. 다시 예배드리러 교회당으로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페브리즈 때문에 견디기 힘들어 잠깐 나갔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아빠의 실망한 마음을 헤아려 그렇게 문자를 보내준 딸이 고마웠습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로 했습니다. 향유 옥합을 깨뜨린 여인 이야기에서 적어도 딸은 목사님이 후각효과를 내기 위해 연출한 값비싼 향유에 초점을 두지는 않으리라는 것이지요. 페브리즈에 질렸기에 말입니다. 저나 딸이나 마리아처럼 향유가 아니라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러 가시는 발과 못 박힌 발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기도로 딸을 용납했습니다.

사랑하는 다비다 자매 여러분, 개인적으로 하나님을 깊이 만나 여러분을 살아나게 했던 성경구절이 있을 것입니다. 성경은 생명을 살리는 하나님의 발자국으로 가득합니다. 가장 분명한 발자국은 십자가의 길을 가신 예수님의 발자국입니다.

 

 

"이하 붙임 파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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