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룻기 1:15~18, 3:9~11) / 이주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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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3-06-12 10:50 조회6,299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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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룻기 1:15~18, 3:9~11)
이주은 목사(다비다자매회 회장)
들어가는 말
정현종 시인의 두 문장으로 된 짧은 ‘섬’이라는 시가 있습니다.“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가 외롭고 고독한 존재라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섬에 가고 싶다는 시인의 바람이 잘 나타나 있는 시입니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싶은 마음이 녹아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더욱이 믿을 만한 동행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러분, 여러분은 살아오면서 어떤 사람이 진정한 행복자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돈이 많은 사람? 아니면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아니면 어떤 사람일까요?
나를 알아주는 사람,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를 떠나지 않는 사람, 무엇보다도 나와 함께 동행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진정한 행복자가 아닐까요?
요즘 세상은 어떻습니까? 나의 행복을 위해 가족도 친척도 나 몰라라 하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서로 재산 싸움을 하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보고 듣고 합니다. 돈이 우상인 세상, 자기 자신이 우상이 되어 있는 세상에서 따뜻한 사랑이 얼마나 그립습니까?
저는 오늘 성경에 나오는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룻기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전체 장수가 4장으로 되어 있고, 이 짧은 4장을 통해서 이스라엘 한 가정의 삶을 세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이 한 가정의 이야기는 비워짐에서 채워짐으로, 어두운 사사시대를 따뜻하고 부드럽게 수놓고 있으며,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 뒤에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손길, 은혜의 손길이 함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비와 인애, 긍휼은 히브리어로 헤세드인데 헤세드의 사랑이 그 어느 곳보다 더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룻기는 사랑의 힘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두 개의 아름다운 동행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십시다.
나오미와 룻의 동행
먼저 룻기 1장 1~14절의 내용을 살펴보면, 나오미는 남편 엘리멜렉을 따라 두 아들과 함께 기근을 피해서 베들레헴을 떠나 이방 지역인 모압으로 갑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들을 이방 여인들과 결혼을 시켰는데 두 아들마저 잃고 맙니다.
그럴 즈음 나오미는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양식을 주셨다는 소식을 듣고 두 며느리를 데리고 베들레헴으로 돌아갈 결심을 합니다. 돌아가는 도중 아무리 생각해도 며느리들은 자기와 같은 삶을 살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며느리들에게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가 그곳에서 좋은 사람 만나 재혼하여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며 모압지방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그런데 작은 며느리 오르바는 자기 나라인 모압 지방으로 돌아갔지만, 큰 며느리 룻은 시어머니와 함께 베들레헴으로 가기로 결심합니다.
나오미는 룻에게서 놀라운 사랑의 고백을 듣게 됩니다. 룻기 1장 16~17절에 룻의 사랑의 고백이 나와 있는데 사나 죽으나 어머니와 함께하겠다는 것입니다. 다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나오미가 비록 정착하지 못하고 안정된 삶을 누리지 못한 채 나그네 인생의 삶을 살더라도, 그러한 고달픈 삶을 살더라도 함께 나누겠다는 것입니다. 나오미는 비록 남편과 두 아들마저 다 잃고 재산도 없이 홀로 남았다고 하더라도 이 착한 며느리가 옆에 있어 많은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나에게 이런 존재가 옆에 있다면 얼마나 든든하겠습니까? 이런 사람이 함께한다면 돈이 없어도 좋고, 힘들어도 힘을 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어지는 안개와 같은 것이므로 돈이 재산이 아니라 사람이 재산인 것입니다.
며느리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와 동행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두 가지 참된 신앙인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 중심의 신앙
룻은 자기 나라에서 다시 결혼하여 편하게 안정된 삶을 살 수도 있었는데,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이제 자신의 하나님으로 모시기로 결단하였습니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리라.”고 자신의 믿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평안과 안정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라도 주님을 따르겠다는 결단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단은 현재에는 미련한 것 같아 보일 수 있지만, 나중에 보면 결국에는 우리의 삶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이 세상의 주관자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좁은 길의 삶을 살아갈 때 결국에는 우리 마음에 세상의 기쁨과 비교도 안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고, 고난이 와도 고난을 넉넉히 이기는 힘을 주심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은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그 자리에 있지 못하고, 힘들다고 이방 땅인 모압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러면서 더 많은 고난을 겪게 됩니다. 우리가 인간적인 길을 따라 가다보면 일이 꼬여 더 많은 고난을 겪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현재 삶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묵묵히 하나님 앞에 인내하며, 하나님의 이끄심을 따라가는 여러분과 제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요일 2:15~17)
이 세상이 아무리 우리를 유혹해도 우리는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아야 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사는 영적인 비밀입니다.
둘째로 긍휼함이 있는 사랑
17절에“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장사될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룻의 이 말은 시어머니를 끝까지 섬기겠다는 말입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와도 함께하겠다는 고백입니다. 우리도 룻과 같이 하나님께, 사람들에게 의리를 지키는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는 아무리 괴로운 환경을 만나도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킬 줄 아는 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어머니 혼자 모압에서 베들레헴까지 그 먼길을 떠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지금까지도 힘들게 살았는데 고향으로 혼자 돌아가는 그 발걸음이 얼마나 외로운 길이겠습니까? 그런 시어머니를 생각하며 룻은 자신의 행복보다는 시어머니를 혼자 가게 하지 않고 자신도 끝까지 시어머니 곁에 있을 것을 각오합니다.
16~17절에 시어머니와 함께하고자 하는 굳은 결심이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17절을 보시죠. “죽음 외에 그 어떤 것도 어머니와 저를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얼마나 아름다운 고백입니까? 그리고 미래를 알 수 없는 길을 시어머니와 며느리 둘이서 걸어갑니다. 저는 이 장면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룻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나오미와 룻이 함께 걷는 길은 힘들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는 길이었을 것입니다. 베들레헴으로 가는 그 길은 서로가 더 친밀해지고 감사가 넘치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지 않나요?
힘들지만 서로 다독이며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이 곁에 한 사람이라도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저는 사랑은 “긍휼의 마음과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룻이 시어머니에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마음 안에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자신을 먼저 생각하지 않습니다. 룻은 시어머니에게 전도를 받아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니가 하나님의 사람처럼 며느리들에게 인자한 행동을 했기에 두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따라 모압에서 베들레헴으로 오기를 결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룻은 그런 시어머니를 떠나지 아니하고 자신의 유익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이렇게 함께하기를 결단하고 행동으로 옮깁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동행입니까?
나오미를 향한 룻의 사랑에 대한 이스라엘 여인들의 기막힌 표현이 룻기 4장 15절에 나옵니다.“룻은 나오미 당신을 사랑하는 며느리이자 일곱 아들보다 나은 며느리입니다.”
룻과 보아스의 동행
룻기 1장은 룻의 나오미를 향한 헤세드(은혜, 인애)를 베푼 이야기였다면 2장부터는 보아스의 룻을 향한 헤세드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오미와 룻을 위해서 보아스를 예비해 주셨습니다.
보아스는 룻을 매우 친절하게 보살펴 주는데, 룻에 대한 소문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으며, 룻이 나오미와 그 죽은 가족들에게 베푼 인애에 대하여 크게 감동하고 있었습니다. 보아스는 룻을 축복합니다. 2장 12절을 보시지요. “여호와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답하시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날개 아래에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 하는지라.”
룻은 베들레헴에 갔지만 먹고 사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삭을 주우러 갔는데 우연히 친족 보아스의 밭에서 이삭을 줍게 됩니다. 룻의 시어머니를 향한 사랑을 보아스는 알게 되었고 그런 룻에게 보아스는 민족을 뛰어넘는 인애를 베풉니다. 같이 떡을 먹게 하기도 하고 곡식 단 사이에서 이삭을 줍게 하기도 합니다. 일부러 곡식 다발을 조금씩 버리게 하여 룻에게 이삭을 줍게 합니다. 룻은 주운 이삭을 떨어 보리로 만들어 시어머니께 가져다 드립니다. 연약한 자를 위한 보아스의 인애가 한 가정을 살리고 있습니다.
(이하 첨부 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