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의 부림절 (에스더 4장 10~17절) / 이주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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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3-08-10 13:03 조회4,457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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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의 부림절 (에스더 4장 10~17절)
이주은 목사(본회 회장)
저는 작년부터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여인들 시리즈로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향유 옥합을 깨뜨려 주님 발에 부은 여인, 사람 만나기를 꺼렸던 여인이 주님을 만나 물동이를 버려두고 주님을 전한 사마리아의 수가성 여인,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와 인생이 바뀐 나오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기도응답을 받아 아들을 낳은 한나, 이방인이었지만 하나님을 선택하고 예수님의 계보에 오른 여인 룻 등 5편의 설교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여성 시리즈로 설교를 하는 이유는 믿음의 여인들의 삶을 통해 우리들도 철저한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바뀌어 우리의 연약하고 힘든 삶을 당당하게 이기며 나아가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오늘은 6번째로 여러분들도 다 아는 “죽으면 죽으리라.”의 주인공 에스더의 믿음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시고자 하는 뜻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들의 인생을 어떻게 인도해가시고 은혜를 베푸시는지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1. 숨은 별 에스더, 왕비로 뽑히다
먼저 에스더서의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역사를 보면, 남유다가 바벨론에 망하여 유다인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데, 그 후에 바벨론이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에게 넘어가고 유다인들은 다시 페르시아의 손 안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데 유다민족의 운명이 바뀌게 됩니다.
바벨론을 점령한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이 유다인들에게 포로생활을 끝내고 고향으로 귀환하라는 칙령을 발표했고, 고향으로 돌아간 유다인들도 많았지만, 상당수의 유다인들은 바벨론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살았기에 다시 조상의 땅으로 돌아가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에스더서에 나오는 유다인들은 유대로 귀환하지 않고 바벨론에 사는 유다인들이었습니다.
에스더서에는 4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페르시아의 아하수에로왕, 아하수에로 다음 가는 권력자 하만, 에스더의 사촌 오빠인 모르드개, 그리고 에스더. 아하수에로왕은 자기과시를 하기 위해 잔치를 자주 벌입니다. 180일 동안 잔치를 하는 중 하루는 왕후 와스디의 용모가 아름다워 뭇 백성과 지방관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잔치 자리에 불렀는데 와스디는 거절을 합니다. 화가 난 왕은 와스디를 폐위하고 새로운 왕후를 뽑는데 아름다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우연히도 유다인인 에스더가 왕비에 뽑힙니다.
에스더는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용모가 곱고 아름다운 소녀였는데 나이 많은 사촌 모르드개가 자기 딸같이 보살펴주어 잘 성장하였습니다. 에스더라는 이름은 ‘별’을 의미하는 페르시아의 이름이고 원래 히브리어 이름은 ‘하닷사’로 ‘늘 푸른 떨기나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2. 유다민족의 위기, 죽으면 죽으리라
에스더가 왕후가 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아하수에로 왕은 아각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의 지위를 높여 주었습니다. 어느 날 총리대신이 된 하만은 하급관리 모르드개에게 수모를 당합니다. 아하수에로 왕의 명령은 하만에게 무릎을 꿇어 절하라고 했지만 모르드개는 자신이 유다인임을 알리고 절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만에게 절을 하는 것은 하만이라는 개인을 숭배하는 개인숭배 사상에 해당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만은 분을 참지 못하고 모르드개만을 없애는 차원이 아니라 유다인 전체를 멸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1월에 계획하기를 12월 13일 하루 동안에 남녀노소 전부 진멸하고 재산을 몰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 조서를 도성 수산에 반포하게 했습니다. 시간은 다행스럽게도 11개월이 남아 있습니다.
4장 1절에 보면 모르드개는 이 모든 일을 알고 자기의 옷을 찢고 굵은 베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성중에 나가 대성통곡을 하였습니다. 유다 사람들도 모두 금식하며 굵은 베 옷을 걸치고서 재 위에 누웠습니다. 모두들 극에 달하는 슬픔을 표현하며 그들은 하나님의 도움을 바라고 있습니다.
에스더는 궁전 내시 하닥을 불러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고 모르드개에게 보냅니다. 모르드개는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닥에게 모두 이야기합니다. 칙령의 사본을 하닥에게 건네주며 에스더에게 가져다주라고 말하고 에스더가 직접 왕에게 나가서 자비를 구하고 최선을 다하여 자기 민족을 살려 달라고 탄원하도록 하닥을 시켜서 부탁하였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의 유일한 희망인 왕비 에스더는 문제를 처리할 권력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지난 30일 동안 왕으로부터 오라는 부름을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왕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왕 앞에 나아가면 왕이 금 규를 내밀지 않는 한 왕비라도 죽임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에스더는 자신의 난처한 상황을 하닥을 통해 모르드개에게 전하자 모르드개는 4장 13~14절에 보면 그녀의 변명을 수용하지 않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에스더에게 혼자 살 생각을 말라는 것입니다.
만일 에스더가 나서지 않으면 유다인들은 분명 ‘다른 데’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것이지만, 그녀와 그녀의 집안은 멸망하리라고 말합니다. 모르드개는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를 확실하게 믿었습니다. 그리고 에스더에게 페르시아의 왕비가 된 것은 이 때를 위함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에스더를 통하여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수년 전에 그녀를 페르시아의 왕비로 삼으셨다고 말합니다. 이 순간 에스더가 침묵한다면 하나님을 거역하게 되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말을 듣고 마음을 가다듬고 결정을 내립니다. 모르드개가 지시하는 대로 하기로 합니다. 에스더가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이렇게 하는 것은 이 일이 단순히 자기 개인의 안녕이 아니라, 하나님 백성의 생존 문제가 걸려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죽음을 각오하고 왕을 만나 호소해보기로 했습니다.
에스더는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태도에서 능동적인 태도로 변합니다. 그동안은 모르드개의 명령을 받았는데, 이제부터는 모르드개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수산에 있는 유다인들을 다 모아 자신을 위해 삼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해달라는 것입니다. 자신도 금식하며 기도하겠다는 것입니다.
한 여인이 죽을 각오로 하나님 일에 참여하겠다고 하는데, 어찌 선하신 하나님께서 침묵하시겠습니까? 3일 동안의 금식과 기도를 통해 에스더는 자기 백성과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가 되었을 것입니다. 모르드개와 에스더는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꼭 구원하리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최선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능력과 개입밖에 없습니다. 그 믿음대로 금식기도는 응답이 되었습니다.
금식 3일째에 에스더는 왕 앞에 나아갔습니다. 왕은 금 규를 에스더에게 내밀었고 에스더는 금 규의 끝을 만졌습니다. 이로써 에스더는 자유롭게 죽음의 두려움 없이 안전하게 왕 앞에 가까이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스더에게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고 왕은 말합니다.
에스더는 지혜롭게 잔치를 좋아하는 왕에게 잔치를 베풀어 줍니다. 에스더는 왕과 하만을 잔치에 초대해서 그들을 즐겁게 해줍니다. 하지만 하만은 그 잔치가 끝나고 나와 모르드개를 매달 나무를 준비합니다.
저는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행동을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원하는 지도자는 어떤 지도자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만 잘 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은 민족을 사랑하고 공동체를 사랑하는 지도자를 원하시고 공동체 안에서 약한 자들의 짐을 대신 짊어지는 참된 지도자를 원하고 계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지도자입니다. 우리 각자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내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고 공동체의 유익을 생각하며 나아갈 때 개인과 공동체가 살게 되는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3. 하나님의 구원계획, 부림절
에스더서는 구약성경 중에서 독특한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나님의 이름이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배후에서 하나님이 그 구원계획을 치밀하게 이루고 계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예비된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은 그 구원계획을 이루어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우연의 일치처럼 보이는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나는데 그 우연의 일치는 어느 것 하나 예측할 수 없었던 일들입니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죽이고자 높은 장대를 만든 그날 밤 아하수에로 왕은 잠이 오지 않아 역대 일기를 읽힙니다. 왕은 자기를 암살하려 했던 음모와 그 일을 고발한 모르드개의 기록을 듣게 됩니다. 암살 계획자들로부터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모르드개에게 아무것도 보상하지 않은 것을 알고 그를 존귀하게 하고자 합니다.
때마침 왕이 신임하는 하만이 모르드개를 죽일 수 있도록 허락받기 위해 궁 바깥뜰에 와 있었습니다. 왕이 하만에게 존귀하게 하는 방법을 물으니 하만은 자신을 존귀하게 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왕복을 입히고 말에 태워 성 중 거리로 다니며 백성에게 칭찬을 받게 하자고 한 것입니다. 왕은 그대로 모르드개에게 행합니다. 앞날을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인생에 반전의 상황, 운명을 가르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모르드개의 인생뿐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도 언제 닥칠지 모를 막다른 길에서 구출해 주실 분은 오직 하나님뿐임을 발견합니다.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가는데, 에스더는 두 번째 잔치를 준비하고 왕과 하만이 에스더가 준비한 잔치에 참여합니다. 첫 번째 잔치 때 일부러 말하지 않고 있었던 얘기를 두 번째 잔칫날 말합니다. 에스더는 자신이 유다인임을 밝히고 자신과 자신의 민족이 말살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말합니다. 왕은 말살하려는 자가 누구냐고 묻습니다. 에스더는 하만이라고 말하고 결국 하만은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한 장대에 자신이 매달려 죽임을 당합니다.
왕은 에스더에게 하만의 집을 주고 모르드개에게는 하만에게서 거둔 인장반지를 맡깁니다. 제2인자가 된 모르드개는 왕의 허락을 얻어, 조서를 써서 인도로부터 구스까지 전하게 합니다. 그 조서에는 12월(아달월) 13일에 각 지방의 백성 중 세력을 가지고 유다인을 치려하는 자들과 그들의 처자를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그 재산을 탈취하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하 붙임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