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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나를 만나리라 / 이영복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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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4-07-24 13:45 조회9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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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나를 만나리라(29:11~13, 38:4)

이영복 장로(본회 사무국장)

들어가는 말

 

제 나이 서른 즈음, 교회 성가대원이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저녁예배 때 성가대원 석에 앉아 있었는데 예배당 오른쪽 사이드 앞쪽 자리에 앉아 있던 세 살 아들이 저를 발견하고 성가대석을 향해 아장아장 걸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나는 아들과 눈을 맞추지 않으려 얼른 얼굴을 돌렸습니다. 성가대 찬양이 시작되었는데 제 시선은 저도 모르게 지휘자보다는 아들 쪽을 향했습니다. 성가대석으로 올라올까 신경이 쓰였기 때문입니다. 제 바람과 달리 찬양이 끝나기도 전에 아들은 하얀 가운을 입고 맨 뒷자리 강대상 가까운 테너 쪽에 앉은 나를 기어코 찾아서 옆에 다가와 서고 말았습니다. 계단의 높이를 생각하면 거의 기어서 올랐을 것이고, 남성 파트 한 사람 한 사람 좁은 틈새를 어떻게 빠져 나왔을지 미스터리입니다. 남성 대원들이 고맙게도 살짝살짝 피해줬을 것입니다. 저는 성가대 찬양이 끝나고 목사님이 기도하던 시간에 얼른 아이를 데리고 성가대석을 내려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아들은 졸지에 교회에서 유명아이가 되었지요. 제가 아들 이야기를 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를 친밀히 만나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오늘 제가 나눌 말씀의 제목은 너희가 나를 만나리라입니다. 예레미야 2913절에서 그 중간의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란 부분을 뺐습니다. 이것은 기도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기도는 그저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기도하면 70년 포로기가 단축될 수 있으니 기도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만나면 왜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오게 되었는지,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하나님을 만나는 데는 열심히 찾는 노력이 그 필요조건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하나님께로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을 주시고 하나님을 만나는 결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성가대석의 제게 다가온 것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성가대석 계단을 기어오르고 아빠를 찾아 사람 장벽을 헤치며 도전한 노력도 있긴 했지만 그보다는 아빠가 저만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저 아빠에게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바로 그것이 마침내 아빠 곁으로 오게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버지 하나님을 친밀하게 만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생 최대의 사건이고 최고의 행복입니다. 오늘은 본문을 중심으로 1)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어떤 분이신가, 2)어떻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가, 3)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바는 무엇인가, 이 세 가지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2.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어떤 분이신가?

 

오늘 본문은 예레미야 선지자가 바벨론 포로로 끌려간 유대 민족에게 예루살렘에서 보낸 편지입니다. 편지의 내용은 당장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니 거기서 집 짓고 결혼하고 아들 딸 낳고 살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심지어 바벨론 성읍의 평안을 간구하라고 했지요. 바벨론 포로들에겐 암울한 편지였지요.

예레미야 2910절을 보면 하나님은 바벨론 포로기간 70년이 차면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을 은혜로운 약속이라고 했어요.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때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지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결코 체념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마음은 재앙인가요, 평안인가요? 예레미야 2911절 말씀대로 재앙이 아닌 평안을 주시고 미래와 희망을 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바벨론 포로기에 대한 예언을 하게 하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확인시켜 주신 것입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이어진 예레미야 2913절에서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향한 그분의 생각은 어떻다고 했나요? 재앙이 아니라 평안이고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했지요. 우리가 하나님을 만난다는 답이 정해져 있다는 감이 오지 않으십니까? 이주은 목사님의 딸 은아가 엄마는 답정녀라며 투덜대곤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엄마가 자신과 대화는 하지만 미리 답을 정해놓고 엄마의 뜻을 기어코 관철시킨다는 의미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를 향한 답이 정해져 있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우리가 드릴 기도도 그런 하나님의 답을 찾는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3. 어떻게 그분을 만날 수 있는가?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는 예레미야 2913절 말씀을 묵상하면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초점이 모아집니다. 아버지 하나님의 관심은 아들 된 우리와의 친밀한 교제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기도제목은 어떤 문제 해결보다도 그분과의 만남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예수님도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6:33)고 하셨지요.

하나님을 찾고 만난다는 것은 분명한 인격적인 만남입니다. 육신의 아버지와 아들처럼 친밀한 관계 속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만나는 그런 만남입니다. 만나고자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결국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제가 아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수준을 훨씬 뛰어 넘습니다. “네가 성가대석에 있는 나를 찾아와서 체면을 구기려 하다니.” 생각하며 눈길을 마주치지 않는 분이 아니십니다. “너 같은 아들 둔 적 없다.”고 결코 외면치 않으십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분이 더 열심히 나를 찾으십니다. 결국 찾아내고 기뻐하십니다. 누가복음 15장의 세 가지 비유, 즉 잃은 자를 찾는 목자, 동전을 찾는 여인, 탕자의 귀향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이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기에 예레미야 2913절 말씀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이라고 표현되어 있기에 조건인 듯 보이나 하나님과의 친밀한 그 자리로 인도하시겠다는 그분의 열심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하나님께 내보여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분을 만나기를 사모하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어떤 방법을 동원하라는 외적인 행동보다는 내적인 갈망에 관한 이야기지요.

하나님의 구원을 얻는다는 것은 그분을 만나서 안다는 것이지요. 어떤 선한 행위나 종교적 활동으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저는 본문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아들이 성가대석 계단을 기어오르면서도 아빠를 찾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곤 합니다. 오직 아빠에게로 가고자 하는 갈망이 이야기의 시작이고 과정이며 끝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젊었을 때 부산에서 산 적이 있는데 교회 남자 집사 다섯 분을 대상으로 약 석 달 동안 매주 금요일 저녁 성경공부를 인도했습니다. 199012월부터 석 달 동안 주제별로 성경공부를 하던 중 성령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다음 주에는 성령의 은사와 충만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테니 사모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만나자고 했지요. 일주일이 지난 그날 밤(1991.1.21.) 모두가 성령님의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그런데 신 집사라는 형제에게는 더욱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날 저녁에 모이기로 한 아침 출근 길 자신이 혼자서 운전하는 승용차 안에서 별안간 혀가 이상하게 움직이고 방언을 하게 되었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제게 전화를 해왔던 것입니다.

그 신 집사라는 분이 성령의 은혜를 경험하게 된 것은 온 마음으로 찾고 찾았다기보다는 하나님을 향한 아주 작은 사모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즉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어떤 조건을 충족한 결과라기보다는 하나님이 찾아와주신 것이었지요. “너희가 나를 만나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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