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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 같으나 넘치는 인생 / 김혜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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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7-10-23 17:34 조회21,2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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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 같으나 넘치는 인생

김혜란 목사(본회 회장)

(고후 6장 9절, 10절) “무명한 사람 같으나 유명하고 죽은 사람 같으나 보십시오! 살아 있습니다. 우리가 징벌을 받는 사람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않고, 근심하는 사람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사람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우리말 성경)

저는 이 사도 바울의 신앙고백이 그의 많은 고백 중에서 가장 감명 깊고도 아름다운 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다비다자매들의 경우 긴 추석명절 연휴 동안 스스로가 자신은 무명한 자 같고, 근심이 많고 가난하여 사람들 앞에서 주눅이 드는 분들이 적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명절을 맞아 가족들의 모임에 다녀오거나 친구들의 모임에 다녀와 기가 죽어 마음이 울적하고 기운을 잃어버리시기도 하셨겠지요. 그러한 분들과 바울 사도의 이 고백을 나누고 싶습니다.

고후 6장 12절에“여러분은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마십시오.”(우리말 성경)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들입니다. 수많은 고난을 당하고 영적 전쟁을 치러 온 바울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주장하면서, 그리스도인은 한 마디로 세상에서는 패하고 고통당하는 자처럼 보일지라도 이미 하나님 나라에서는 승리하고 영광을 허락받는 것임을 강하게 역설하고 있습니다.

① 우리는 세상이 보기에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입니다.

당시 고린도 교회에 새로 들어온 지도자들은 강력한 능력의 사역자들로 환상, 신비적 체험, 계시, 기적 같은 것들을 통해 자기들이 인정받고 유명해지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대조적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힘과 능력 대신에 자신의 약함을 자랑하였습니다.

나를 위하여는 약한 것들 외에 자랑하지 아니하리라. ~~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 12:5~9),

바울사도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유명해 지는 대신 하나님으로부터 사도로 인정받고 베드로와 야고보 등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로부터 인정받은 것으로 만족하였습니다.

② 우리는 죽은 자 같으나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한 자입니다.

바울은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는 예수의 죽음을 그의 몸에 짊어지고 살았습니다, 고난이 하나님의 진노의 표시가 아니라 바로 세우기 위한 사랑의 표시라는 것을 인식하고 실제의 삶에서 이를 체험하였습니다.

③ 우리는 근심하는 자 같았으나 항상 기뻐하는 자입니다.

사실 바울을 괴롭혔던 문제들이 참 많았습니다. 늘 그를 따라 다녔던 사도권에 대한 시비, 덩달아 흔들렸던 고린도 교인들, 그리고 동족들의 불신앙 등등. 하지만, 그는 늘 기뻐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라고 교인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것은 주님의 은혜를 입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본질적인 특징이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근심거리가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그것을 이기고 기뻐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를 이기신 주님이 우리 주님이십니다. 바로 그리스도인이라는 우리의 정체성 때문입니다.

④ 우리는 가난한 사람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는 자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서로 다른 두 갈래 길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한 종류의 사람들은 남는 것 같이 살지만 항상 모자란다고 불만하며 사는 사람, 다른 한 종류의 사람들은 항상 모자라는 것 같이 보이지만 항상 이웃과 더불어 나누며 남는 것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은 모든 사람에게 부족을 느끼게 하지만, 하나님은 하나님을 의뢰하는 사람에게는 부족함이 없게 하십니다. 가지려고 하면 도리어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가졌을지라도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입니다. 반면에 아무리 없을지라도 부족함을 느끼지 않으면 진정 부요한 사람입니다.

세상의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은 결코 그보다 크신 창조의 하나님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이 욕망의 손을 놓지 않은 사람은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없습니다. 삶의 만족과 행복은 소유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이 가졌는지 적게 가졌는지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비록 내가 적게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베푸신 사랑과 은혜를 깊이 깨닫는 사람은 마음에 감격이 있습니다. 감사가 있습니다. 기쁨이 있습니다. 진정한 삶의 만족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깨달음이 있는 삶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영적인 것에 모든 사고와 행동의 초점을 맞춘 철저한 그리스도의 종으로 살았습니다. 소유와 무소유, 삶과 죽음에 구애받지 않고 살았던 하나님의 일꾼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에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를 떠받쳐 주던 세상의 모든 지위와 명예와 재물을 다 버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없는 사람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바울은 모든 것을 버렸지만 실은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되었노라고 역설적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신앙의 문제는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즉 세상에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사로잡혀 사는가,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붙잡혀 사는가의 문제입니다.

사랑하는 다비다자매회 여러분, 이러한 역설적인 고백이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나의 나 된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라는 인생 최고의 고백과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주님의 은혜를 입어 하나님 자녀 된 우리는 결코 시시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가 얼마나 존귀한 신분인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상이 보기에 모자라는 인생 같으나 결코 모자라지 않고 넉넉히 남는 인생의 주인공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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