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기다리며(시77:6-15) / 김혜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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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1-01-07 17:11 조회15,18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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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기다리며(시77:6-15)
김혜란 목사(다비다자매회 회장)
“밤에 부른 노래를 내가 기억하여 내 심령으로 내가 내 마음으로 간구하기를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 또 내가 말하기를 이는 나의 잘못이라 지존자의 오른손의 해, 곧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며 주께서 옛적에 행하신 기이한 일을 기억하리이다. 또 주의 모든 일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주의 행사를 낮은 소리로 되뇌이리이다. 하나님이여 주의 도는 극히 거룩하시오니 하나님과 같이 위대하신 신이 누구오니이까, 주는 기이한 일을 행하신 하나님이시라 민족들 중에 주의 능력을 알리시고 주의 팔로 주의 백성 곧 야곱과 요셉의 자손을 속량하셨나이다.”(시77:6-15)
1. 들어가는 말
사랑하는 다비다자매 여러분, 2021년 새해를 맞으며 여러분과 가정위에 새벽에 떠오르는 아침 햇살처럼 하나님의 은혜가 밝고 따뜻하게 임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간절히 기다렸던 성탄 축하모임도 갖지 못하고, 새해 인사도 이렇게 서면으로 드리게 되었네요. 이런 날이 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2020년은 온 땅에 어두움이 짙게 드리운 흑암의 한 해였습니다. 새해 들어서도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는 여전히 버겁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하여 날마다 보도되고 있는 확진자의 수에 우리는 기가 질려버리고 맙니다. 병들고 죽어가는 사람들, 한번 꺾인 경제는 어디까지 내려갈 것인지 회복을 기대할 수가 없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쉴 새 없이 닥쳐오는 어려움 속에서 우리의 믿음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시편 77편 말씀을 통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보고자 합니다.
2. 밤의 탄식
오늘 읽은 시편의 시인에게도 흑암의 시간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흑암의 시간에 부른 ‘밤에 부른 노래’가 있었고, 시인은 그것을 기억한다고 말합니다. 시인이 부른 ‘밤에 부른 노래’는 무엇이었을까요? “주께서 나를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시77: 7-9) 알 수 없는 시련에 고통 하던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 원망하듯이 절규하였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하나님에게 소리를 지르든, 밤에 잠을 못 자든 부정적인 말만 하든지 간에 낙심하면서도 계속 기도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시편 77편 2절을 보면 시인은 하나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하나님 외에는 그 어떤 위로도 받기를 거절했습니다. 진짜 하나님을 만나야겠다는 것이죠. “나의 환난 날에 내가 주를 찾았으며 밤에는 내 손을 들고 거두지 아니하였나니 내 영혼이 위로 받기를 거절하였도다.”(시77:2)
이렇게 기도의 줄을 놓지 않고 계속 하나님께 부르짖은 시인의 기도가 갑자기 10절부터 기도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며 주께서 옛적에 행하신 기이한 일을 기억하리이다.”(시77:11) 한 순간에 그는 무너져 내렸고, 급기야 잘못했다고 고백합니다. 과거의 일들을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날에 행하신 여호와의 기이한 일들이 현재도 진행되고 있으며, 미래에도 계속 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부터 시인의 밤은 새롭게 변합니다. 문제만 바라보고 탄식하고 힘들어 하다가 갑자기 하나님 일하시던 그 때를 사모한다고 합니다. 초점이 하나님께로 옮겨간 것입니다.
3. 밤에 부르는 노래
여러분, 우리가 형통할 때 부르는 찬송은 은혜스럽지만 그런 찬송은 입에서만 나오는 찬송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고난을 당할 때, 사랑하는 자를 잃어버렸을 때, 실패를 당했을 때,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앞날이 막막할 때 하나님을 향하여 부르는 눈물의 찬송은 마음을 파고듭니다. 처절한 심령의 메아리가 동반되는 영혼에서 나오는 찬송입니다.
인생의 밤중은 하나님을 만나기에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하나님을 만나게 된 사람의 밤의 노래는 그 주제가 하나님으로 바뀝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지혜로우심과 성실하심에 무릎을 꿇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손에 쥔 것은 아무 것도 없어도 천하를 다 얻은 것처럼 하나님 한 분 만으로 만족하는 밤의 노래를 부르는 자가 참된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그렇게 원망하고 의심하던 이 사람이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합니다. “하나님 주님의 도는 거룩합니다. 하나님만큼 위대하신 이 누구입니까?”(시77:13) 도대체 시편 기자가 무슨 기억을 했기에 이렇게 확 바뀐 겁니까?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을 할 때 홍해가 갈라진 바로 그 사건을 기자는 추억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 여정에서, ‘앞에는 홍해바다. 뒤에는 애굽군대’라는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에 부딪쳤을 때, 백성들은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우리를 여기서 죽게 만드느냐?(출14:11)”라고 원망, 불평, 탄식합니다. 그러나 그 똑 같은 상황에서 모세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 지니라.”(출14:13-14)
모세는 가만히 있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기만 하라고 백성들에게 말합니다. 모세는 홍해가 갈라질 것을 알았을까요? 파도로 넘실대는 홍해바다, 그 바다에 사람이 걸어서 건널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사실을 감히 그 누가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데 모세는 어떻게 이런 말을 하죠? 모세는 진짜 하나님을 믿은 거지요. “우리를 애굽에서 건져 내신 하나님이신데, 반드시 가나안땅에 들어가게 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능력의 하나님이시다. 어떻게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하나님은 뭔가를 하실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그렇게 말했던 거예요. 어느 누가 바닷길을 상상이나 하였겠습니까? 진짜, 모세의 믿음대로 하나님은 역사하셨습니다. 절대 절명의 순간에 하나님의 눈에는 바다 속으로 난 길이 환히 보였어요.
4. 밤은 소망의 아침을 잉태하는 시간
지금 우리 온 세상은 코로나로 인하여 깊은 흑암의 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하나님은 어떤 의도에서 우리에게 이 시련의 시간을 허락하시는지 하나님의 뜻을 알 수가 없습니다.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께서는 이 흑암의 시간에 소망의 아침을 준비하시고 계실 것이라고 확실히 믿습니다. 왜 그렇게 믿느냐고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 주어진 흑암의 시간은 소망의 아침을 잉태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미디안 광야 40년은 모세 개인에게 흑암의 시간이었습니다. 아무 소망 없이 버려진 듯이 광야를 헤매는 어두움의 시간이었습니다. 광야를 헤매는 동안에 모세는 광야 박사가 되어있었습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크신 뜻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여 가나안땅 입성하기까지 40년의 광야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시기였음을 아무도 몰랐습니다. 어찌하여 궁궐에서 왕자로 잘 살고 있는 모세를 미디안 광야에 40년을 방치해두셨는지 모세도 몰랐습니다.
룻기서를 보십시다. 룻기서는 단순히 현실적으로나 영적으로 힘들고 어두웠던 두 사람, 룻과 나오미가 어떻게 하나님의 도움을 받았는지, 하나님이 그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어떻게 기억하셨는지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룻기의 마지막을 보십시오. 이 마지막 부분은 정말 충격적입니다.
“보아스는 오벳을 낳았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더라.”(룻4:22) 룻기서는 ‘다윗’으로 끝났습니다. 하나님은 룻기의 계보를 통해 어두웠던 사사 시대에 곧 도래할 부흥을 보여주고 계셨던 것입니다. 더 나아가 룻기는 다윗을 통해 주시는 이스라엘의 부흥뿐만 아니라 다윗의 자손 예수를 통해 온 세계에 주고자 하는 하나님의 부흥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어두운 때에 소망의 아침을 품고 계셨음을 깨닫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흑암의 시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 것입니다.
5. 나가는 말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아무리 둘러봐도 캄캄합니다. 모든 게 다 무너졌습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어떤 가능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땅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철저하게 어두운 밤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하나님의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살아 계십니다. 여전히 우리를 돌보고 계시고,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돌보시는 신실하심을 넘어 우리를 통해 믿음의 역사를 일으켜 새로운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게 하길 원하십니다. 그분이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크리스천은 흑암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바라보고 소망을 잃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흑암의 터널 끝에 주님이 기다리고 계시니까요. 암담한 밤은 마침내 아침을 토해 내고야 말 것이니까요. 우리 주님은 어둠을 갈라 빛을 전해 주시기 위해 지금도 역사하고 계십니다. 우리에게 새로운 아침이 열어주실 그분을 신뢰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다함이 없는 사랑을 확인하는 복된 2021년 새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