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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주님의 향기 가득하기를 / 이영복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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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7-17 12:17 조회28,9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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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주님의 향기 가득하기를

                                                                                         이영복(다비다자매회 이사장)

□ 2003년 7월, TV에서 ‘여름향기’라는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심장병을 앓은 여 주인공(손예진 분)이 교통사고로 죽은 여성의 심장을 이식 받았는데, 이식 받은 심장의 본래 주인이 사랑했던 남자(송승헌 분)를 만날 때마다 여 주인공의 심장이 쿵쿵 뛰었던 장면들이 생각납니다. 그 장면들은 자연스레 1986년 7월 14일, 3일간의 금식 끝날 성령님의 임재를 경험했던 바로 그 여름날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마치 예수님의 심장을 이식이라도 받은 듯, 깊은 기도를 마치고 기도원 뜰로 나오자마자 힘들게 걸어가시는 할머니를 만났는데 껴안아 주고 싶은 충동이 제게 일어났던 것이지요. 자신도 모르게 내민 손은 “내가 왜 이러지?”하며 이내 거두어 들였지만,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외치는 심장의 소리는 오랫동안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제 영혼의 ‘여름향기가 시작된 그날을 영적 생일(spiritual birthday)로 정하고 해마다 금식하며 그분께 감사하는 날로 삼고 있습니다. 혼자서 먹지도 않고 주변의 축하도 선물도 사양하며 보내는 생일이니 세상적인 재미는 전혀 없는 날이지요.

그래도 1997년 7월에 받은 딱 한 번의 선물은 결코 잊지 못할 감동적인 선물이었습니다. 북경의 한 대학원생이 보내온 ‘永生之路 馥遠天晴(영생지로, 복원천청)’이라 쓰인 대형 서예족자 한 폭. 1년 전에 자신을 주님께로 인도해주어 고맙다는 표시로, 제 이름 두 자(永馥)를 머리글자로 사용하고 자신의 이름(晴)을 맨 끝에 넣어 만든 대련(對聯, 짝을 맞춘 글귀)이었지요. “영생의 길, 향기는 멀리 가득하고, 하늘은 맑아라. 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태복음 7장 14절 말씀대로 영생의 길이 분명 걷기 힘든 길이긴 하지만 한 편으로 향기 멀리 가득하고 하늘 맑은’ 길임을 믿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세상에서 잘 나갈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오직 믿음을 지켜 나가기로 결심한 그가 저를 향해 던진 도전의 메시지였습니다.

□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제가 바라는 것은 그제나 이제나 같습니다. 정녕 복원(馥遠)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전도자의 일을 함으로써 예수님의 향기를 가까이 그리고 멀리까지 떨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또한 ‘천청(天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더욱 밝히 알아가며 하나님과 더욱 선명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저는 영적 생일을 계기로 신학을 공부하여 풀타임으로 사역을 할 것인가에 대해 늘 관심을 두어 왔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의 두 차례에 걸친 양털 시험 같은 분명한 표징이 있기 전까지는 발걸음을 옮기지 않겠다며 미루다보니 어느새 정년퇴직을 코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앞으로 어떻게 인도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하나님께서 한 가지 제게 분명히 깨닫게 해주신 것만은 꼭 붙잡고 싶습니다. 바로 사역의 형태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사역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 글을 맺으려는데, 문득 다비다자매들을 위해 중국 학생이 제게 보내왔던 보내온 생일축하 글귀 같은 격려 문구를 만들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비다가 세 글자라 대련(對聯)을 만들기는 적절하지 않아 포기하려다가 중국어 성경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사도행전 9장 36절에서는 ‘다비다’의 헬라어 이름이 ‘도르가’라고 번역해주고 있는데 중국어 성경에서 도르가를 多加(다가), 두 글자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을 다(多)’더할 가(加), 선행과 구제하는 일이 심히 많았다는 도르가의 이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하여 多加(다가)’두 글자를 머리 글자로 하고 제 이름의 마지막 자인 馥(복) 자를 맨 끝에 넣어 대련(對聯)을 지어 보았습니다. 슬픔 많은 이 세상에 오직 주님의 향기 더하소서.”라는 의미인 ‘多悲世上 加唯主馥(다비세상 가유주복)’이라고. 부디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써 많은 생명을 살게 하시는 주님의 향기가 세월호 사고 등으로 많은 슬픔을 당한 이 세상에, 그리고 저와 다비다 모든 식구들의 삶 가운데 가득한 7월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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