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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이야기4/이영복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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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4-16 14:48 조회27,9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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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큐티 출발점 : 가난한 마음과 준비기도

 

이 영 복(다비다자매회 이사장)

 

1. 산상수훈에 기초한 큐티의 정의

 

큐티(QT, Quiet Time)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큐티를 하는 분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말씀 묵상을 통하여 그분과의 깊은 교제를 경험케 하는 경건훈련 방법이라는 점에서는 대체로 일치점을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산상수훈에 기초하여 큐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산상수훈을 대할 때마다 큐티를 연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 5-7장에 기록된 산상수훈은 ‘마음이 가난한 자’로 시작하여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그사이에 “아버지의 온전하심 같이 온전하라.”는 분명한 크리스천으로서의 도달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큐티에 대해 저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싶습니다. “큐티는 가난한 마음으로 하나님과 은밀히 만나는 ‘데이트’ 시간으로서 특별히 성경말씀을 통하여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행동함으로써 아버지의 온전하심 같은 온전함을 지향하는 경건훈련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정의를 중심으로 함께 큐티로 들어가는 출발점을 짚어 봅시다. 그것은 가난한 마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2. 가난한 마음

 

하나님과의 깊은 데이트는 가난한 마음을 가질 때에만 가능합니다. 마태복음 5:3에 기록된 대로 가난한 마음이 곧 천국을 소유하는 비결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가난한 마음일까요? 가난한 마음은 이 세상에 그분을 떠나서는 존재의미가 없다는 마음에서 형성되리라고 봅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학급에 한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활달했던 그 학생은 저를 보면 ‘빵복’이라고 부르며 놀려대곤 하였습니다. 제 이름의 ‘영’자를 ‘zero’를 뜻하는 ‘빵(0)’으로 대체한 것이지요. 당시 담임선생님께서는 제 편을 들어 ‘영(永)복’이라고 해명해 주셨지만 그 학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빵복’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당시는 제 이름이 그렇게 우스꽝스럽고 저주가 섞인 듯한 의미로 불려지는 것이 유쾌치 못하였으나 제가 훗날 하나님을 만나고 다윗이 노래한 시편 16편 말씀을 깨달은 후에는 ‘빵복’이야말로 저의 그 당시 영적인 상태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이름이었음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여호와께 아뢰되, 주는 나의 주시오니 주 밖에는 나의 복이 없다 하였나이다.”(시편 16:2) 그렇습니다. “주님을 떠나서는 나는 빵복입니다. 주님만이 나의 복입니다. 그러기에 종일토록 주님의 함께하심이 필요합니다.”라는 고백이야말로 가난한 마음을 가진 자들의 고백이라고 하겠습니다. 시편 1편은 복 있는 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야로 여호와의 율법을 묵상하는 자가 곧 복 있는 자라고. 이것은 시편 16:2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난한 마음이란 하나님을 떠나서는 자신의 정체성이나 그 어떤 복됨도 없는 존재라는 자각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무기력함을 인정하며 자기 스스로를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께만 철저히 의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하나님의 인정해주심 외에 다른 사람의 인정은 필요 없다는 의식과 관계된다고 하겠습니다. 믿음의 선진들이 하나님께 쓰임을 받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보는 것과 아울러 가난한 마음이 된 자기(self-image)를 발견하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티끌 같은 나’, 야곱의 ‘하나님의 은총을 감당할 길이 없는 존재’, 모세의 ‘내가 누구관대’, 이사야의 ‘입술이 부정한 자’, 베드로의 ‘나는 죄인입니다’, 바울의 ‘죄인 중 괴수’ 등등…….

큐티는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필요로 합니다. 그것은 어떤 구체적인 시공간의 확보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가난한 마음을 준비하는 시간이요 장소를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3. 준비기도

 

실제로 우리가 매일 큐티를 하는 데 있어서 가난한 마음의 준비는 필수적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기 위한 자기 부인”(눅9:23)과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26:39)라는 마음의 자세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즉 큐티본문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자기 부인과 함께 “하나님께서 무어라 말씀하시든지 그대로 듣고 따르겠습니다.”라는 순종을 결단하는 기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가난한 마음이 온전히 형성되는 준비 기도를 드리게 되기는 어렵겠지만 인내를 가지고 계속하다보면 어느새 아버지의 심정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가난한 마음을 소유하게 되리라 봅니다.

가난한 마음의 준비, 이것이 곧 큐티의 출발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다비다자매회 자매님들의 마음들이야말로 삶 가운데 오직 그분이 드러나고 상실된 좋은 것들이 회복되는 능력을 경험하는 큐티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가난한 마음들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비다자매회가 그 어떤 모임보다도 풍성하고 아름다운 큐티공동체로 발전해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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