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공동체 / 김혜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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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7-12-13 13:45 조회21,40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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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노니아 공동체(고전 1:9, 히10:24~25)
김혜란 목사(다비다자매회 회장)
1. 들어가면서
여러분, 오래 될수록 좋은 것이 무엇일까요?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될수록 좋다고 하지요. 친구(親舊)란 한자말 그대로 오래 사귀어서 친하여진 벗을 말합니다. 친구는 하루아침에 사귀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불행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저는 만날 친구가 한 사람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친구들이 많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요즘엔 친구 대신 대화해주는 인공지능 대화로봇까지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기계와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인간관계가 단절된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해 씁쓸합니다. 우리가 사람들을 만나서 교제하고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어떤 친구를 만나느냐에 그 사람의 인생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2. ‘다비다’와의 만남
저는 성경 안에서 한 여인을 만나고서 제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다비다 여제자와의 만남입니다. 다비다는 욥바라는 항구도시의 여인으로서 최선을 다하여 이웃의 가난하고 외로운 과부들을 사랑하며 섬긴 여인입니다. 과부를 도왔다는 것보다도 먼저 다비다에게 붙은 호칭이 여제자라는 데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제자라는 단어는 그리스도와의 관계가 친밀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남성중심의 시대상황에서 제자라는 호칭을 얻을 정도로 그 여인에겐 영적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저는 28년 전, 평생을 함께 살아갈 줄 알았던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함께”라는 의미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습니다. 제 뜻과 상관없이 제 인생이 벼랑으로 떨어져내려 소망을 잃어버리고 쓰러졌을 때, 하나님께서는 성경말씀을 통해 다비다 여제자를 만나게 하셔서 저에게 살아갈 목적과 비전을 주셨습니다. 그로 인하여 다비다자매회라는 싱글맘 공동체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다비다 여제자를 닮은 여인들이 많이 배출되는 싱글맘 공동체가 되길 바라며 ‘다비다자매회’라고 이름을 짓고 자매님들과 24년을 함께해 왔습니다.
다비다자매회의 설립목적이 무엇인지 아시지요? 월간 회지 표지에 적혀 있습니다. (사)다비다자매회는 홀로 된 여성들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치유과 회복을 경험하고 동일한 형편의 다른 여성들을 섬기며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 모임입니다.
3. 두 가지 코이노니아
다비다자매회의 설립 목적은 고린도전서 1장 9절과 히브리서 10장 24~25절 말씀에 근거한 것입니다. 다비다자매회는 설립 목적에 정한 바대로 코이노니아 공동체입니다. 코이노니아(Koinonia)는 교제 또는 사귐이라는 뜻의 헬라어입니다. 성경에서 ‘코이노니아’라는 말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쓰입니다.
첫째, 삼위일체 하나님과 인간과의 교제(수직적 교제)입니다. 곧 성부하나님(요일 1:6), 성자하나님(고전1:9), 성령하나님(고후13:13)과 우리 사이의 교제입니다. 코이노니아란 또 하나의 의미는 성도 사이의 친교(수평적 교제)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이 코이노니아는 하나님과의 수직적 교제나 성도 간의 수평적 교제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 표출되지는 않습니다. 두 가지는 함께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곧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성도들이 서로 지체를 이루는 교회의 신비입이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실현되는 교제가 신비한 ‘코이노니아’이고 이것이 바로 다비다자매회의 설립목적인 것입니다.
1) 먼저 다비다자매회에는 그리스도 사랑 안에서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는 수직적 교제가 있습니다.
“너희를 불러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와 더불어 교제하게 하시는 하나님은 미쁘시도다.(고전1:9)”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교제케 하기 위하여 부르셨습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후5:17). “그리스도 안에서” 라는 말은 바울이 자신의 서신 중에 모두 164회나 사용했던 말로 '그리스도에 속하며, 그리스도의 소유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동시에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그리스도를 마음의 주인으로 모시고, 그리스도와 더불어 살아가는 자를 가리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함으로써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약속하신 모든 복에 참여하는 은혜를 입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가 많이 좋아져서 한부모들을 위한 여러 가지 혜택들이 생겼습니다. 국가가 지원하는 그런 혜택도 전적으로 필요하기에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우리 다비다는 그런 모임과 달리, 복음을 통하여 새 생명 얻고 새 소망 가운데 그리스도와의 교제가 이루어지고 그리스도를 통해 영적으로 하나 된 사랑의 공동체를 꿈꿉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친밀한 교제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이루어지고 자매들 간에도 사랑의 교제가 이루어집니다. 무엇보다도 다비다자매회가 하나님과의 교제 공동체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매월 모이는 정기모임은 성령님의 임재가 있습니다. 그 안에서 함께 드리는 기쁨의 찬양과 회원들의 간증, 환하게 빛이 나는 회원들의 모습을 통해 저절로 치유와 회복이 일어납니다. 이곳에 처음 오신 분들은 우울하고 어두운 모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여러분들의 환하게 빛나는 얼굴과 기쁨이 있는 예배의 모습을 보며 놀라시지요. 바로 성령님의 임재 가운데 하나님과의 코이노니아가 이루어지는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월 모일 때마다 회원들의 간증을 빠뜨리지 않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나눌 수 없는 마음의 아픔과 상처들을 간증을 통해 나눌 때면, 나만 불행한 것 같고 나만 소외된 것 같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나 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데도 잘 이기며 사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모두들 공감을 하며 경청해 주고, 안아주며 서로 위로하는 모습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다비다 안에는 큐티모임이 있습니다. 매주 한 번씩 모여 함께 찬양을 드리고, 말씀을 나누고, 삶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노동을 할 수 없는 분이나, 잠시 일을 쉬게 된 분들이 이 자리에 참석합니다. 이분들은 몸이 아프고 일자리가 없는 것으로 낙심하지 않고 큐티 모임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을 오히려 감사하십니다. 변화되어가는 자매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들의 만남 가운데 주님이 함께 계심을 확인하는 시간이기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 또한 다비다에는 동일한 형편의 다른 여성들을 섬기며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 수평적 교제가 있습니다.
성도 간의 교제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기초로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과의 교제 가운데 그분의 사랑을 공급받게 되면 이웃을 향한 사랑이 우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넘칩니다. 주안에서 새 생명을 얻은 우리 모두가 한 지체임을 알게 되어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의 특성입니다. 서로 섬기며 격려하는 수평적 교제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임을 알려주는 지표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다비다의 조장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비다와 함께 한 세월만큼 그리스도 안에서 치유되고 회복되어 다비다의 든든한 기둥으로 세워졌습니다. 조장님들의 섬김과 수고가 없이는 다비다를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조장님들은 여러분들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힘이 되어주실 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이 신뢰하고 지지해 드려야 할 분들입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이 조별 모임에서 교제할 때에도 세상의 정보를 나누고 즐거운 수다를 떠는 시간도 좋지만 그러나 서로를 이해하고 세워주는 진실한 믿음의 대화를 많이 나누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사랑과 선행을 서로 격려해야 합니다. 많은 말 중에서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말은 격려의 말입니다. 다비다가 진정으로 살아있기 위해서는 자매들 상호간에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 일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이 격려와 위로는 사람들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다비다 공동체는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는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지금 우리 회원 중 말기 암으로 마지막 시간을 간신히 버티고 있는 김순자 자매님이 계십니다. 조장님을 통해 제가 직접 여러분들에게 보낸 편지를 받아보신 줄 압니다. “회장이 회원들에게 이런 편지까지 써야 하나?”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 줄 압니다. 여러분,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으로 섬기며 서로 격려하는 코이노니아 공동체라 하면서, 바로 곁에 있는 자매가 외롭게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는데 모르는 척 한다면 주님께서 뭐라고 하시겠어요? 제 생각엔 주님이 “나도 너를 모른다”라고 말씀하시며 책망하실 것이 분명합니다. 성경의 강도만난 이웃의 이야기를 너무나 잘 알지요. 우리가 순자 자매를 외면하지 말고 그의 아픔에 마음으로 동참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여러분들의 간절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또 그분에게 우리의 사랑을 전하여 조금이라도 힘을 얻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설교 마친 후 함께 순자자매를 위해 기도하고 모금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4. 모이기를 힘쓰며
마지막으로, 모이기를 힘쓰는 다비다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쌓아 놓은 장작에 불을 붙이면 그 장작들은 잘 탑니다. 그러나 비록 불이 붙었을지라도 그 장작들을 따로 떼어 놓으면 얼마 가지 못해서 불이 꺼지고 연기만 피어오릅니다. 성도는 항상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모임에 참석하여 다른 성도들과 받은 은혜를 서로 나눌 때 점점 더 성령의 충만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 모임을 통하여 내 신앙도 든든하게 세워져 가고 서로의 신앙을 격려하며 서로를 세워주는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싱글맘들에게 참으로 무서운 것이 고립입니다. 고립되지 않도록 좋은 만남의 자리를 찾아가십시오.
여러분, 정기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십시오. 시간을 쪼개어 큐티모임에도 나오시고 성경공부 모임에도 참석하십시오. 내년부터는 문화교실 시간에 이영복 국장님의 인도로 영성훈련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대상으로는 젊은 엄마들은 물론이고, 성경공부나 큐티모임에 참석하고 싶으나 직장 때문에 시간이 되지 않는 분, 신앙에 관한 도움을 받으시고 싶으신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내가 목사이고 국장님은 장로이지만, 나는 국장님의 놀라운 영적 가르침이 얼마나 바르고 깊이 있고 뜨거운지 감탄하고 부럽기만 합니다. 가까이 계실 때 많이 이용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주님은 우리에게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진정한 사랑을 베풀어주셨습니다. 그러한 주님의 사랑을 받고 주님과의 코이노니아를 누리는 우리 자매님들에겐 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세상 누구보다도 가까운 영적 친구들이 바로 곁에 있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참으로 복된 만남입니다. 자주 만나고 싶고, 같이 있고 싶고, 또 보고 싶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입니다. 서로 손을 잡고 나누어보세요. “당신을 만난 것은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당신이 함께여서 나는 행복합니다.” 한 마디 더, “내가 더 잘할게요.”...